소나기가 오락가락하던날, 지붕에서 참새가 떨어졌다. 지붕이 너무 높아서 다시 둥지에 넣어주지 못하고 집에 데려왔다.
새끼 참새는 겁애 질려서 구석으로 숨기만하고,아무것도 먹지 않고 있었다. 얼마나 두렵고 무서운지 알지만, 뭘 줘야 할지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도 모르기는 마찬가지.


첫날 오후쯤에 떨어졌으니, 그날은 스스로 받아먹을때까지 기다려 봤다.
결국 다음날 나도 용기를 내서, 강제로 먹이를 주었다. 내 눈앞에서 불쌍한 새끼참새가 죽는 것은 절대 보기싫었다.
단 하루라도 삶을 누릴 기회를 주고 싶어서, 강제로 먹이를 주었다.
나도 무서워서 장갑끼고, ㅋㅋㅋ 둘다 고생이다. 다행히 잘 받아먹는다ㅠ,ㅠ
그렇게 두번째날이 지났다.


둘째날 셋째날은 사진을 찍지 않았다. 너무 연약한 새끼 참새가 죽으면, 맘이 아플까봐
잘때마다 조마조마 하고, 아침에 잘 살아서 밥달라고 하는 것기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아직 아기 참새라서 잘 적응하고, 잘 먹고 폭풍 성장 해갔다.
스스로 받아먹고, 제법 하고싶은 말도 하는 것 같고, 이제 손에도 올라오고,
친구가 되어주는 것 같기도 해서. 이름도 짓고, 평생 데리고 살까 고민도 해봤다.
5일차쯤 되니, 알아서 먹이도 받아먹고, 말대꾸도 하고, 앞으로 쑥쑥 크기만 할 줄 알았는데,
참새도 사춘기가 있더라.
갑자기 사람을 안따르고, 절대 손위에도 안올라오고, 먹이만 받아먹었다.
스스로 먹이를 먹기도 하고, 창으로 날아가서 바깥에 있는 참새들소리에 반응 하고, 점점 슬퍼 졌다. ㅠ,ㅠ
8일쯤 되니 하루종일 바깥만 보면서 울고, 아기참새 티도 많이 벗었다.
새끼참새를 처음 데려온 날 보다 꼬리 깃은 2배 정도 길어 진것 같다.
하루종일 푸드덕 거려서 너무 안쓰러워졌다. 같은 둥지에서 나온 다른 새끼 참새들도 날아다니는 것 같아
방생해줬다. 1차는 실패해서 다시 데려왔고, 며칠 후에 다시 날려보내줬다
두번째로 날려보내주니 뒤도 안보고 날아가 버렸다.
그리고 다시는 못볼줄 알았는데, 바로 다음날,
그냥 허공에 대고 불러보니 날아온다. ㅠㅡㅠ 첫날밤을 무사히 보내고,
친구들이 끼워주는지는 모르지만 따라서 날아다니는 것 같기도 하다.
며칠 지붕위에서 만나서 먹이도 주고, 인사도 건넸는데, 이제 더이상 안온다.
제주 날씨가 험해서 어찌 잘못된것은 아닐까 걱정도 되지만, 어딘가에서 잘 적응해서 살고 있을꺼라고
믿고 있다.
열흘 남짓 떨어진 참새를 주워서, 새벽같이 일어나서 새끼참새 먹이주고,
동화처럼 내손에 올라오는 참새에 기뻤다가, 걱정했다가 했었다.
떨어진 참새를 주운 첫날 부터, 방생, 다시 만난 날까지
올 여름의 참새 키우기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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